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한 분기 만에 반토막났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연 2.6%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에 기록한 2003년 이후 최고 성장률인 5.0%에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월가 전망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는 양호했지만, 기업과 공공 지출이 부진한 데다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이 GDP 성장률에 부담이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지난 분기 소비지출은 4.3% 증가했다. 유가 하락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이 줄었고, 고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신뢰도를 끌어 올리면서 지출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4분기 소비 증가율은 2006년 1분기 이후 최대폭이다. 월가는 4% 증가를 점쳤다. 전 분기에는 3.2% 늘었다. 상무부는 소비지출이 GDP 성장률을 2.9%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가이 르바 재니몽고메리스캇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는 “지난 분기의 성장은 모두 소비가 이끌었다”며 “앞서 2개 분기 동안 뜨거웠던 성장 이후 평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기업 지출은 연 2.3% 증가로 주춤했다. 이는 전분기의 7.7%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장비 지출이 1.9% 감소하면서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정부 지출 역시 2.2% 감소하며, 전체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췄다.
‘강달러’ 여파는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성장률에도 부담이 됐다. 지난 분기 무역적자가 4715억 달러로 확대하면서 성장률을 1%포인트 하락하게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재고는 1131억 달러로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0.8%포인트 높였다.
2014년 미국 경제는 2.4% 성장했다. 이는 4년 만에 최대 성장폭이다. 2013년 성장률은 2.2%였다. 지난해 소비지출은 2.5% 늘면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날 GDP 성장률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 28일 마무리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연준은 또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해외 상황을 주요 변수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차기 FOMC는 오는 3월 17일부터 이틀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