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시대’ 빛과 그림자] 車·철강·항공 경기침체로 힘 빠졌지만…비용절감·실적개선 기대감

입력 2015-02-02 10:54 수정 2015-0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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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차 판매 늘고 항공 유류비도 줄어 영업익 큰 폭 늘 듯

유가가 하락하면서 자동차, 철강, 항공업종이 반색하고 있다.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이들 업종은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업종 중 가장 많은 전기료를 내고 있는 철강 업계는 유가 하락이 큰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가 하락이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에 즉각 반영되도록 하라”고 언급한 만큼, 올해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전력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상승의 이유로 2008년 이후 매년 1~2회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 중 한국전력이 전기료를 인하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1분기 동안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면 전기요금이 4~5% 인하될 전망이다. 산업용의 경우 적게는 2%에서 많게는 4%가량 인하될 것이 유력하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은 철강 제품 제조원가의 약 8%를 차지한다”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은 전기요금이 인하될 경우 1%당 4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전기 사용 비중이 높은 전기로 업체들에게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전기로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이다.

자동차업종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은 국제유가 하락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82.9%를 차지했다.

특히 그동안 디젤차의 판매가 우세를 보였지만 유가 하락으로 가솔린차의 인기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젤차는 2013년 국산 신규등록 차량 중 43.5%를 차지해 가솔린차(42.5%)를 앞섰다. 그러나 올해는 가솔린차의 비중이 다시 디젤차를 앞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으로 기업은 생산단가가 낮아져 채산성이 개선되고, 가계 소비여력 확충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만 업종에 따라 영향이 다르고 반영에 시차가 존재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도 유가 하락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지난해에는 2015년 항공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8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럴당 71달러로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의 이익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또 유가하락으로 화물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항공 업종에게는 호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가 배럴당 10달러 떨어지면 연간 유류비가 각각 3360억원, 1630억원씩 줄어들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대한항공은 1680억원에 달하며 아시아나항공도 814억원이 될 것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예측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가는 전년 대비 25% 수준인 28달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항공 업종은 저유가에 힘입어 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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