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조 달러(약 4400조원) 규모의 2016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 예산안은 지난 2010년 설정된 자동 예산삭감을 의미하는 ‘시퀘스터’ 상의 법정 상한선보다 740억 달러 많다.
부문별로 국방예산이 380억 달러, 비국방예산이 370억 달러 각각 늘어 전체 예산은 3조9900억 달러에 달했다.
예산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밝힌 구상을 반영해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과 중산층 지원이 주 내용을 이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안이 중산층의 혜택 확대와 임금 인상 그리고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비효율적 지출을 줄이고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 구멍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안에는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28%로 인상하고, 은행세를 신설해 향후 10년 동안 3200억 달러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업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는 대신 세금공제 혜택을 축소하고 향후 국외 수익에 대한 19% 과세 및 현행 2조1000억 달러 규모의 국외 보유금에 대한 일회성의 14% 과세 방안이 포함됐다.
기업 과세 확대는 법인세가 낮은 외국으로 미국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는 데 따른 대응책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국외 보유금 과세와 관련해 제너럴일레트릭(GE)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대표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부유층과 기업 과세를 통해 확보되는 재원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고, 중산층의 소득 증대를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학 등록금 세금 감면과 사이버 안보, 무료 칼리지 대학 등 교육기회 확대,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SOC 확충, 고속도로 투자펀드,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등에도 투입된다.
연방 공무원과 군인들의 봉급은 1.3% 인상된다.
백악관은 예산안을 고려하면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80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에 대해 기업의 부담을 늘린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예산안을 둘러싼 정가의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예산안과 관련 대통령이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확대한다면서 정가를 더욱 경색시킬 계획을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은 자체 예산안을 오는 4월 15일 이전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