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사 엑손모빌이 순이익 감소에도 대형 인수ㆍ합병(M&A)에 나설 전망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4분기에 65억7000만 달러, 주당 1.56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83억5000만 달러, 주당 1.91달러에서 순익이 21% 감소한 것이다.
부문별로 원유 탐사·채굴 등 업스트림 사업의 순익이 55억 달러로 3.8% 줄었다. 유가 급락에 따라 일부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사업을 포기한 영향이다.
정유와 마케팅 등 다운스트림 사업의 순익 역시 4억9700만 달러에서 4억1900만 달러로 감소했다.
화학 부문의 순익은 마진 개선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한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08억6000만 달러에서 872억8000만 달러로 줄었다.
톰슨로이터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은 엑손모빌이 지난 분기에 주당순익 1.34달러, 매출 87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엑손모빌은 또 지난 분기 자본지출은 104억6000만 달러로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 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를 기존 3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엑손모빌은 덧붙였다.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지난 분기 실적은 증명된 비즈니스모델의 가치를 보여준다”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상품가격 사이클의 변화에도 훌륭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엑손모빌의 분기 순익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파델 가이트 오펜하이머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엑손모빌의 올해 전망은 어둡다”며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으로 올해 경영 환경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엑손모빌을 포함한 정유주를 매수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시장의 관심은 제프 우드버리 엑손모빌 부사장의 발언에 쏠렸다. 그는 콘퍼런스콜에서 기업 인수를 포함해 다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생산 잠재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포트폴리오를 격상하기 위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엑손모빌이 지난해 영업을 통해 452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면서 대규모의 M&A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엑손모빌의 주가는 2.5% 상승했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