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참석하기에 앞서 뉴욕채널을 통해 김 제1부상과 제3국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장기교착 상태에 놓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탐색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강경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이행하려는 용의를 보이면 양자 관계를 개선할 수 있으며, 의미있는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트랙 2’(민간) 차원의 북·미접촉에참여했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도 김 대표에게 탐색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은 제3국이 아닌 평양으로 들어와 대화를 갖자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현시점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사절이 평양을 방문하는 모양새가 좋지 못한데다 평양이 탐색적 대화의 장소로 적절치 못하고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앞으로 재개될 6자회담이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되려면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영변 5MW(메가와트) 원자로 가동 중단 등의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