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새 정부가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새로운 협상을 체결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재정증권 발행한도 증액을 요청했다고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는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통화당국에 그리스 국채 매입에 따른 투자이익 18억 유로(약 2조3000억원)를 즉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카티메리니는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재정증권 발행한도 증액 요청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지난 1일 프랑스를 방문해 미셸 사팽 재무장관과 회동했을 때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리스의 현재 재정증권 발행 한도는 150억 유로이며 이는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국제채권단과 합의한 사항이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프랑스 방문 당시 2월 말에 끝나는 EU 측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채무 탕감과 긴축 철폐를 뼈대로 하는 새로운 협상을 5월 말까지 체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남은 72억 유로 규모의 분할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채권단에 4개월짜리 ‘가교(bridge)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재정증권 발행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총선 2주 전인 지난달 12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재무부는 재정증권을 이미 한도까지 발행했기 때문에 트로이카에 초과 발행 승인을 요청해야 하며, 외국 투자자들이 재정증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