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금호산업 인수전...‘돈 급한’ 박삼구 회장 합종연횡 나서나

입력 2015-02-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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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지분 58% 인수가 6000억 웃돌아 자금 동원력 변수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화 됐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지난 달 30일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채권단)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 57.6%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매각 주관사는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맡고 있다.

인수의향서(LOI)는 다음달 25일까지 접수한다. 인수의향서는 심사를 거쳐 7~8월께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의 중심에 있는 만큼 벌써부터 치열한 인수전이 예상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가진 대주주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과 금호사옥·금호리조트 등을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금호산업을 누가 가져가냐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좌우할 수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박삼구 회장이다. 채권단이 보유한‘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도 그동안 수 차례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자금이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지분은 시가로 4700억원 선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6000억원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1500억~1600억원 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2011년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으로 약 3300억원을 확보했지만 2012년 워크아웃 위기에 빠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11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한 금호산업(10.4%)과 금호타이어(5.22%) 지분의 경우 전량 담보로 설정돼 있어 추가 대출도 쉽지 않다.

은행권 대출도 쉽지 않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박 회장 포함 인수자에게) 산업은행이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박 회장이 다른 대기업이나 FI들과 합종연횡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항공업 진출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롯데·신세계·CJ 등 유통업체 빅3와 손잡을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에 관심을 보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박 회장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군인공제회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2003년 금호타이어 지분 70%를 매입하는 등 박 회장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로 사돈기업인 대상그룹의 지원도 예상되고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여동생이다. 대상그룹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자산은 8835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48억원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금호산업 지분을 대거 사들인 호반건설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금호산업 지분을 6.16%까지 끌어올린 호반건설은 최근 지분을 일부 매도했지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호반건설의 현금보유액만 6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단독 인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박 회장의 지원군으로 나서 같은 호남기업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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