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주식시장의 40%에 육박하는 반면 이들 기업의 거래량 비중은 2%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집만 커지고 유동성이 없어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환산주가(액면가 5000원 기준) 상위 50위 기업과 저유동성 주요기업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4일 공개했다.
환산주가란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현재를 환산한 가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액면가가 5000원인 경우 환산주가는 현재가는 같다.
거래소에 따르면 환산주가가 가장 높은 기업은 네이버(716만원), 제일모직(680만원), SK C&C(587만5000원), 삼성화재(295만원), SK텔레콤(289만원) 순이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65만1000원), 삼성SDS(264만5000원), 현대글로비스(244만5000원), 한전KPS(220만7500원), 엔씨소프트(202만원)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환산주가 상위 50대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시장의 39%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컸다. 반면거래량 비중은 전체의 1.95%에 불과해 유동성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1위 삼성전자를 사례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1조원으로 전체 시장의 16.6%를 자치했지만 거래량 비중은 0.07%에 그친다.
거래소 단일순 시황분석팀장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액면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주식이 상장됐다는 것은 유동성을 담보해야 하는 것인데, 주가가 너무 높다보니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주친화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거래소는 고가종목의 액면분할을 유도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전체 시장 22.3%를 차지하는 액면가 5000원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0.12%에 불과한 반면, 액면가 500원 이하 기업의 거래량 비중은 1.81%로 그보다 15배 높다.
이날 거래소가 공개한 10만원대 저유동성 주요기업 명단에는 △일신방직(거래량 비중 0.000%) △경방(0.002%) △대한제분(0.001%) △한일시멘트(0.003%) △미원상사(0.000%) △세아홀딩스(0.004%) △조광피혁(0.000%) 등 총 1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