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엔 입춘첩(立春帖), 입춘축(立春祝) 또는 춘축(春祝)을 대문에 붙인다. 설날 대궐에서 신하들이 지은 연상시(延祥詩) 중 우수작을 기둥이나 난간에 붙이고 춘첩자(春帖子)라고 불렀던 전통이 퍼져 누구나 입춘에 글귀를 붙이는 풍습이 생겼다.
대표적 문구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가 많기를)’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수명은 산같이 재물은 바다같이 되라)’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온갖 재앙은 다 가고 모든 복은 오라)’ 등을 꼽을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조선 정조 때 인쇄한 <은중경(恩重經)>의 진언을 붙이도록 나눠 준 일이다. 그 발음은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아아나 사바하’인데, 물론 한자로 돼 있었다. <동국세시기>에 나온다.
입춘엔 액운을 물리치고 재수(財數)를 기원하는 ‘입춘굿’도 벌인다. 또 보리 뿌리를 캐어 하루 묵혔다가 입춘 날 그 생김새를 보고 점을 친다.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중간, 뿌리만 있으면 흉년으로 여겼다. 관북지방(함경남·북도의 총칭)에서는 농사를 장려하고 풍년을 빌기 위해 나무로 소를 만들어 길에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2월 4일은 2005년 국제 암 억제연합이 정한 ‘세계 암의 날’이기도 하다. 새봄 맞을 생각을 하며 건강도 챙겨야겠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 암 예방의 날’은 따로 있다. 3월 21일이다. 세계 소아암의 날은 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