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으로 주요 담배들이 4300~45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3500원으로 일시 판매된 BAT코리아의 '보그'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집중됐다. 이달 초 한 편의점에서 보그가 모두 매진되어 매대가 비어있다.
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최근 편의점 본사에게 ‘보그’의 가격을 35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하면서 마진율은 7.7%로 깎아 공급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비슷한 가격대의 에쎄나 레종, 팔리아먼트, 말보로, 던힐 등 인기 담배의 마진율이 9.33~9.53%인 것과 비교할 때 거의 2% 가량 낮은 수준이다. 담뱃세 인상 전 보그의 마진율은 10%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편의점주들은 BAT코리아가 그동안 보그 담배를 3500원에 팔며 발생했던 손해를 담배 소매상들에게 전가시키려는 꼼수라며 비난하고 있다. 담배 한 갑당 붙는 세금 3318원에 소매점주 마진 250원을 합치면 BAT코리아는 그동안 보그 한 갑을 팔 때마다 68원씩 손해를 봤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으로 싼 값의 담배를 찾는 소비자들이 보그로 몰리며 품귀현상을 보이자 가격을 4300원으로 올리고 동시에 편의점 마진을 대폭 줄여 본사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것.
▲BAT코리아는 디자인을 바꾼 새로운 '보그'를 4일부터 4300원에 판매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보그 4종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35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제공=BAT코리아)
편의점주 사이에서는 이같은 일방적인 마진 삭감에 대해 BAT코리아의 ‘갑질’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한 편의점주는 “담배는 통상 편의점 매출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담배 제조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실력행사를 해도 울며겨자먹기로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담배제조사의 경우 일반 식품이나 생필품 업체와 달리 판매가와 마진을 자신들이 정해서 통보하는 특수 형태”라며 “편의점 등 유통회사와 마진을 놓고 협의나 협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