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집권 7개월’ 흔들리는 최경환…증세논란 여당 등 돌려

입력 2015-02-05 09:07 수정 2015-02-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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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추진력으로 지난 7개월 동안 경제집권을 해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재정수지조차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실상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해온 최 부총리에게 여당조차 등을 돌린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최 부총리가 추진해온 강한 부양책에도 경기불황의 3저현상(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은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저치인 1.1% 증가에 그쳤다. 최 부총리가 취임한 7월 이후 성장률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전기대비 작년 3분기 성장률은 0.9%, 4분기는 0.4%를 기록해 둔화세가 고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선전한 무역수지 또한 수입이 줄면서 생기는 ‘불황형 흑자’의 양상을 보이는데다 내수에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어 경기활성화에 동력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1월 0.8% 증가를 기록, 두달째 0%대를 나타내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가계대출에 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가계신용 잔액은 이미 2013년 말 1000조원을 넘어섰고, 50조원대를 유지하는 판매신용을 제외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2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취임 초 경기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서슴지 않았던 최 부총리의 행보는 가계부채 급증만 불러일으킨 모양새다.

최 부총리의 입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과 복지 예산의 딜레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액의 급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기재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정부의 순(純)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정부의 목표치인 25조5000억원보다 4조 원 이상 늘어난 30조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 부총리가 9월 발표한 ‘2014~2018년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액은 처음부터 무산됐다. 특히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한다면 지난해 30조 원 수준에서 2020년 43조원, 2030년 137조6000억원 등으로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무상복지 예산은 2012년 14조8000억원, 2013년 19조8000억원, 2014년 24조1000억원으로 매년 관리재정수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최 부총리는 지금껏 ‘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어진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으로 조세저항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김무성 당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최 부총리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에 비난을 이어가며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국회 현안보고를 통해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증세를 위해선 복지 수준과 세금 수준에 대한 여야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친정’인 여당마저 ‘무증세 복지’ 정책에 등을 돌리면서 앞으로 경제입법 등에 적극협조를 얻어야 할 최 부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복지재원과 세수부족이 명약관화한 이상 최 부총리의 복지재원 구조조정과 법인세 인상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최 부총리 주도하에 추진되는 고용, 복지 전반의 개혁을 골자로 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수정 또한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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