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둔한 정부

입력 2015-02-05 09:16 수정 2015-02-0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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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애써야 할 정부가 중요한 국면에서 또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에 골프 활성화 방안을 주문했고 정부가 “조만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골프산업를 살려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세금이나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골프 활성화 주문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외에 가서 골프를 너무 많이 한다”고 맞장구쳤다. 또 주무 부처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에서 마치 골프 못 치게 하는 것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골프 ‘해금령’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다음 날인 4일 코스닥 시장에서 골프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후속 조치 과정에서 정부는 정책 무능을 드러냈다. 정부는 골프산업 육성을 위해 캐디 없이 플레이하는 셀프 라운드와 카트 선택제 확대 시행을 통해 골프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책을 놓고 골프 업계의 숙원인 종합부동산세개별소비세를 내리는 것은 빠져 정책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골프를 둘러싼 과다한 세금에 대해 거론했던 최 부총리는 4일 국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골프 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현재 골프장 이용료에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농특세, 부가가치세 등을 합쳐 라운드당 2만4120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골프장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취득세 등의 세율도 다른 업종보다 높은 편이다.

문체부는 골프 활성화 방안을 다음 주 초까지 마련한 뒤 기재부 등 관계 부처들과의 논의를 거쳐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의 무능은 국토교통부가 ‘10ㆍ30 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실시한 ‘주거안정 월세대출’에서도 드러났다. 첫 한 달 실적이 총 67건(4억4736만원)으로 집계돼 연간 목표치의 1%도 안 됐다.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한 월세 대출을 처음 도입했지만 전세난 해소 대신 월세 지원에만 초점을 맞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당초 방문을 통해 집주인에게 임대차계약 사실을 확인하던 대출 실행 절차에서 국토부는 신용등급 3등급 이상 대출 신청자의 경우 유선으로 확인 가능케 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의 경우 한계가 있기에 실효성에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공급자의 논리에서 단기적 처방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좀 더 참신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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