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최 장관 두고 디플레이션- 초이노믹스 평가 설전

입력 2015-02-0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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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위해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디플레이션(deflation·저물가 상태가 오래 지속돼 경제가 활력을 잃는 현상)과 '초이노믹스'의 평가를 두고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홍종학 의원은 현재 상황이 디플레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한 초이노믹스가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기준금리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자산가치가 마이너스 상태로, 실질적으로는 디플레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한국경제가 그야말로 무너졌고, 앞으로도 희망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홍 의원은 특히 "한국이 일본식 장기침체 상태에 들어간 지 오래인데, 최경환 경제팀은 뭘 하느냐"며 "카지노, 관광, 부동산, 재벌 살리기만 했는데 기업 살리는 건 전혀 통하지 않고, 건설 경기도 오히려 죽어간다"고 최 부총리를 쏘아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의원님 말씀만 들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벌써 문 닫았어야 하는데 버티는 게 기적일 정도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경제 정책의 성패에는 경제 주체의 심리도 큰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지나친 비관론이 확산할 경우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최 부총리는 강조했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 최 부총리는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현재 경기가 디플레로 볼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는 여당 의원들도 대체로 공감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최근 2-3년 물가상승률이 굉장히 낮고, 게다가 하락세를 보인다"며 "정부가 디플레 우려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심재철 의원도 "정부가 디플레를 인정하기는 힘들겠지만,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이미 디플레의 늪에 깊이 빠진 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런 디플레 진단을 고리로 최근 제기되는 증세론을 차단했다.

강 의원은 "증세가 가져올 디플레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 체력이 매우 약할 때 증세는 거시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박맹우 의원은 경제를 닭에, 세수를 달걀에 비유해 "닭을 튼튼하게 하지 않고 달걀만 많이 낳으라고 한다면 제대로 좋은 달걀이 나오겠느냐"며 "세율을 높인다고 그만큼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처럼 증세보다는 복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자 최 부총리도 "(증세로) 경제가 위축되면 다른 쪽의 세금이 줄어든다"며 "세율을 올린다고 자동으로 세수가 는다는 건 입증되지 않은 가설"이라고 호응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은 세법 개정에 따라 개인연금 납부액에 대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을 두고 "서민들 주머니를 터는 것과 똑같은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받을 때 기타소득으로 높은 세율을 매기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올해 연말정산 통계가 나오면 분석해 제도 개선안 마련 때 의원님들과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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