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서포터스 60년] 오물 투척 희생양 호세ㆍ해태 버스 방화 사건 外 빗나간 팬심 잔혹사

입력 2015-02-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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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현장에서는 성숙지 못한 일부 팬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곤 한다. 사진은 지난 2009년 5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태극기를 두른 한 외국인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는 장면. 뉴시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그래서 스포츠 현장에는 진한 감동과 여운이 있다. 그러나 빗나간 ‘팬심’은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고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10구단 시대를 맞은 프로야구도 잘 못된 ‘팬심’으로 인한 잔인한 역사를 경험했다. 1990년 8월 LG 트윈스와 해태 타이거즈의 잠실경기는 한국 프로야구사에 최악의 관중 난입 사건으로 남아 있다. LG가 일방적으로 앞서가자 이에 분노한 해태 팬 500여명이 경기 중 철문을 부수고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999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롯데 외국인선수 펠릭스 호세는 홈런을 치고 3루 베이스를 돌던 중 한 팬이 던진 물병에 맞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격분한 호세는 야구 방망이를 관중석에 던졌고, 흥분한 관중은 그란운드에 오물을 투척, 사직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감정조절에 실패한 호세는 징계를 면치 못했지만. 오물을 투척한 팬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 역시 한국 스포츠와 팬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아 있다.

2011년 성적 부진에 화가난 프로야구 LG 트윈스 팬들은 경기장을 나가려는 선수단을 가로막고 청문회를 요구했다. 당시 박종훈 감독과 주장 박용택이 고개를 숙였지만 파장은 오래갔다. 지역감정이 심했던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패배에 격분한 삼성 팬들이 해태 선수단 버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인천숭의 축구전용구장 현대오일뱅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후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가 그라운드에 난입해 인천의 마스코트 유피를 폭행했다. 다행히 곧바로 안전요원과 대전 선수들이 난입한 관중을 제지하며 더 큰 불상사는 막았다. 그러나 경기 후에는 양팀 서포터즈가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등 소란이 일어났다. 폭력으로 얼룩진 서포터스 문화와 프로축구 구단의 미숙한 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팬덤이 형성되는 것은 굉장히 로열티가 높은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프로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구단의 고유 경영에 간섭하거나 비상식적인 요구를 팬들의 권리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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