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양호 회장 증인 채택… 법조계도 ‘갸우뚱’

입력 2015-02-09 11:1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공판과 관련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아버지인 조양호<사진>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소 사실과 관련 없는 조 회장을 법정에 세운 것은 전례에 없던 일로, 재판부가 여론을 의식해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를 져버렸다는 시각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앞서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재판장인 오성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가 재판부 직권으로 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조현아 피고인은 언제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박창진 사무장은 과연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도 재판부의 초미의 관심사”라며 증인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그룹 총수인 조 회장을 불러 박 사무장의 근무 지속 여부를 묻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의 법정출석은 증인 채택 당시부터 법조계 안팎에서 화제가 됐다. ‘갑질’ 논란을 판단해야 할 재판부가 중립성을 잃고 또 다른 ‘갑질’을 한 것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땅콩 회항’이 반(反) 대한항공 정서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박 사무장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입을 역풍이 분명한데도 재판장이 직접 나서서 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이를 확인했어야 하느냐는 시각이다. 더군다나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5가지 혐의 중 어느 것에도 관련이 없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양쪽에서 아무런 요청이 없었는데도 재판장이 나서서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기업 총수를 법정에 불러 세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 역시 “박창진 사무장의 계속 근무 여부는 공소사실과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인데, 피고인의 아버지를 법정에 불러 그 문제를 확인한 의도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는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에 관련된 내용을 판단하는 곳이지, 그 외에 사회에서 관심을 두는 부분까지 사람을 불러 훈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법조계에서 흔히 말하는 ‘원님 재판’을 한 것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179,000
    • -1.02%
    • 이더리움
    • 4,675,000
    • -1.72%
    • 비트코인 캐시
    • 693,000
    • +0.73%
    • 리플
    • 1,962
    • -0.81%
    • 솔라나
    • 324,500
    • -1.13%
    • 에이다
    • 1,340
    • +0.68%
    • 이오스
    • 1,115
    • +0.36%
    • 트론
    • 272
    • -0.73%
    • 스텔라루멘
    • 621
    • -1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350
    • -0.59%
    • 체인링크
    • 24,410
    • +0.33%
    • 샌드박스
    • 858
    • -11.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