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강남 재건축시장은 아직 조용한 모습이다. 이주를 앞둔 개포주공2단지에 대한 매매만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데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인근 단지들의 인가가 시들하기 때문이다.
또 겨울철 비수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설 연휴가 지나고 3월이 다가오면 재건축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강남구 개포동과 송파구 잠실 일대에 집중돼 있다. 이들 지역에 재건축 추진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개포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 개포주공2단지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이주를 앞두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최근 개포택지개발지구 최초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를 받았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오는 3월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 것이다.
개포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재건축 추진 단계에서 인가가 나야 이주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개포주공2단지의 인가는 시장에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개포주공단지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가를 받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오고 있으며 2단지 외에도 1단지, 3단지 등에서도 재건축사업 진행에 대한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2단지 외 관리계획인가 처분을 준비중인 단지는 △일원현대(465가구) △개포주공3단지(1160가구) △개포시영아파트(1970가구) 등이 있다. 또 개포주공 1·4단지도 인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포주공2단지에서는 눈에 띌 만큼의 추격 매수는 보이지 않고 있다. 수요자들이 자금을 준비한 상황에서 적당한 가격대의 물량이 나오면 매입하겠지만 가격이 맞지 않으면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다.
개포동 B부동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좋고 실수요자들 위주로 조금씩 거래는 되고 있지만 추격매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재건축에 따른 추가 부담금이 오르고 관련 비용을 모두 반영한 매매가로 시중에 나와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실수요자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포주공2단지 전용 65㎡의 경우 현재 9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조용한 편”이라며 “비수기가 지나고 봄이 돼야 개포주공2단지를 제외한 주변 단지들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실 재건축 시장도 조용하다.
잠실 소재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경우 1월 거래량은 7건, 2월 현재까지 거래량은 1건에 그치고 있다”면서“구정은 지나고 3월이 돼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실에서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표 단지로는 잠실주공5단지 외 미성아파트, 진주아파트, 장미아파트 등이 있다.
주공5단지는 2003년 추진위 구성 승인을 받고 2013년 조합을 만들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최고 50층 높이로 짓는 정비계획 변경안도 마련했다.
미성아파트는 작년 7월 조합 설립을 완료한 후 사업시행인가 협력업체까지 선정했다. 진주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 구성 승인을 받은 지 12년 만에 올해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2014년 7월 안전진단 동의서를 준비한 장미아파트는 재건축추진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