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넘게 공석이던 차기 하나은행장에 김병호 행장 직무대행이 선임됐습니다. 신임 김 행장은 지난해 11월 김종준 전 행장이 물러난 이후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내부조직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 차기 행장으로 선임 됐습니다.
그러나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노조와의 갈등으로 제동이 걸린 하나·외환은행 통합작업 부터 수익성 회복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하나은행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열고 김병호 행장 직무대행을 차기 행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임추위는 김 행장에 대해 “지주와 하나은행에서 전략과 재무, 기업영업 부문 등을 두루 역임하고 은행의 국내 영업은 물론 글로벌부문을 아우르는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춘 적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행장은 지난해 11월 부터 임기 도중 물러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을 대신해 3개월 넘게 하나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왔습니다. 직무대행 기간 온화한 성품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관행적인 회의와 보고체계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고 행원들과도 격의 없는 토론과 소통을 통해 조직의 안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김 행장은 김정태 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역할을 원활히 수행한 바 있어 김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행장은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인 글로벌 분야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양행 통합,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김 행장이 직면한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최근 하나·외환은행 통합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이 급선무 입니다.
하나은행은 그간 외환은행과 곧 통합이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행장 선임을 미뤄 왔지만, 최근 법원이 양행의 합병 절차를 6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명령하는 등 통합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행장을 서둘러 선출한 것입니다. 현재 노조와 사측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다만, 김 행장이 이번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원활하게 이끌어 나갈 경우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하나·외환은행 첫 통합은행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초 김한조 행장은 외환은행 노조 설득만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경우 무리 없이 통합은행장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두 은행 통합 작업이 법원의 제동으로 연기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 행장의 또 다른 과제는 수익성 회복입니다. 지난해 하나은행 순이익은 8561억원으로 신한은행(1조4552억원), 국민은행(1조290억원) 등에 비해 저조했습니다.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47%에 불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