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앤큐리텔, 유티스타컴 투자유치 추진

입력 2006-11-17 09:25 수정 2006-11-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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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지분매각·국내투자자 대상 자금유치도 병행…자금동원 '총력전'

완전자본잠식으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린 팬택앤큐리텔이 미국 휴대전화 유통업체 유티스타컴으로부터 지분투자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이와 별도로 보유 중인 팬택 지분 매각, 추가 자금 유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중 팬택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매각 가이드라인이었던 최대 15%를 웃도는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3분기에 2289억원이라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597억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내년 3월말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16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를 받아, 자금압박의 강도마저 더욱 세졌다.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170억원을 지원해줬던 주력 계열사 팬택의 사정도 이제는 녹록치 않아 추가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차입금 부담이 가중되는데다 영업 수익을 통한 자금 축적도 단기간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시간과 여건이 모두 충분치 않은 팬택앤큐리텔 입장에서는 가능한 모든 자금을 동원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팬택앤큐리텔의 완전자본잠식 해소 방안은 대략 ▲감자 없는 국내외 투자자로부터의 자본유치 ▲감자 후 출자 유치 ▲팬택 지분 매각 등 대략 세 갈래의 길로 진행되고 있다.

▲유티스타컴과 지분투자 협상 중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계열은 최근 대규모 휴대폰 단말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유티스타컴와 지분투자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도 "공급 계약 체결이후 유티스타컴이 팬택앤큐리텔에 지분투자를 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티스타컴은 지난 9월 팬택앤큐리텔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전화 3000만대를 향후 3년간 독점 판매키로 한 회사로, 재일 한국계 기업가 손정의 씨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나스닥 상장 휴대전화 유통사다.

관련업계는 안정적인 단말기 공급을 원하는 유티스타컴과 자금 확보가 절실한 팬택앤큐리텔의 이해관계가 이같은 협상 테이블을 성사시킨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투자자 대상 자금 유치도

팬택앤큐리텔은 이와 별도로 국내투자자들을 대상으로한 자금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A은행, B그룹 등이 출자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증권가에서는 자금 유치를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자본금 감소(감자)가 먼저 이뤄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과 같은 재무구조상으로는 투자자 유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자금유치에 앞서 감자가 먼저 선행된 후 자금유치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팬택계열에서도 이같은 방안을 검토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팬택 지분 매각…전량 매각 가능성도 검토 대상

팬택계열은 또 팬택앤큐리텔이 보유하고 있는 팬택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의 팬택 지분은 48.09%(5417만주). 이 중 교환사채(EB) 대상인 4.19%(472만주)를 제외한 43.9%(4990만주)가 매각 대상이다.

팬택앤큐리텔은 당초 이 지분 중 10%에서 최대 15%를 매각해 약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팬택 주가의 부진으로 현재 최대 가이드라인인 15%를 매각하더라도 유입되는 현금은 400억원(16일 종가기준)에 불과한 실정.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재는 당초계획대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 최대 15%선에서 지분을 매각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전량 매각 가능성도 검토 대상에는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만약, 팬택앤큐리텔이 팬택 지분 전량을 현 시세로 판다고 가정하면, 약 1200억원의 자본 확충 효과가 나타난다. 이 경우, 자본잠식률은 30%대로 떨어져 퇴출은 물론 관리종목 지정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팬택계열의 핵심인 팬택을 팔아야한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방향은 아니다. 또한 팬택 지분 보유단가(약 4000원)와 현 주가(2390원)의 차이를 고려할 때 지분매각 손실도 감안해야한다.

▲교환사채 통해 부채 줄여

자금확보와 별도로 부채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핵심은 지난해 7월 SK텔레텍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SK주식 160만주 대상 교환사채(EB)의 주식 전환이다.

교환가격 6만8000원인 이 사채는 그동안 SK 주가 부진으로 거의 교환청구가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SK주가가 교환가격을 넘어서면서 35% 수준인 57만주가 교환됐다.

팬택앤큐리텔은 올해 보유중인 팬택 주식 중 4.19%(472만주)를 대상으로 또한번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현재 19% 가량이 교환청구됐다.

SK와 팬택 주식 대상 교환사채가 전량 교환될 경우, 팬택앤큐리텔은 약 1200억원의 부채 감소 효과를 보게 된다. 특히 교환사채의 주식 교환을 통한 부채 감소는 3분기에 반영되지 않았던 항목이기 때문에 사업보고서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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