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세출 결산]10조원 넘어선 적자…경기회복 난망에 '증세'재점화

입력 2015-0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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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것은 전년에 이어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정부가 3.8% 경제성장률을 제시한 가운데 대내ㆍ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어 세수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2014년 국세 수입은 205조5000억원으로 예산(216조5000억원) 대비 10조5000억원(-5.1%) 감소했다.

전년도 국세 수입 실적(201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3조6000억원 늘었지만 전년 예산 대비로는 10조9000억원이 부족하다.

이 같은 예산 대비 세수 결손은 2012년에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어 문제다. 연도별 세수 결손 규모는 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는 세수 대비 결손액 규모로 1998년 1차 추경 예산 대비 결손액(-8조6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세 수입이 여전히 저조했던 것은 정부의 전망과는 달리 지난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저조한 법인세 유효세율 하락 등이 세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총 불용액은 17조5000억원에 달했다. 실질적 사업비 지출의 불용을 의미하는 총지출 기준 불용은 11조3000억원으로 전년 13조5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줄었다.

전년에 이어 세계잉여금도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964억원 흑자를 냈지만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이 8582억원 적자를 내 총 세계잉여금 적자는 7618억원을 기록했다.

세계잉여금 적자는 특별회계가 '세입재원 없는 이월'을 허용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특회계의 경우 지난해 증권거래세분 농특세 부진 등으로 총 9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잉여금은 재정건전성 판단 기준으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0'에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입·세출을 적정하게 편성해 세계잉여금을 균형 수준으로 맞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세입은 예산과 대비해 유독 법인세의 감소폭이 컸다. 법인세 징수액은 4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했고, 지난해 예산안과 비교해서도 3조3000억원(-7.2%)이 줄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3조5000억원으로 2013년 대비 3000억원 늘었다.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3조10000억원으로 예산 대비로는 9000억원(-22.5%) 줄었다. 국내ㆍ외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로 주식거래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 거래대금은 2013년 대비 1.05% 줄었다.

관세 또한 수입 부진과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1조9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환율의 경우 예산 편성 당시 1달러당 1120원이였지만 이후 68원이 낮아진 1052원이 적용되면서 세수 부족을 초래했다.

부가가치세 또한 환율 하락과 민간소비 침체로 예산 대비 1조4000억원이 줄어든 5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질민간소비증가율은 전년 2.0%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진 1.7%였다.

지난해 이자소득세는 저금리 기조 탓에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가 전년 2.88%에서 2.16%로 낮아지면서 1조원이 부족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1조1000억원이 늘어난 8조1000억원, 근로소득세는 5000억원이 증가한 2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교육세와 종합부동산세 또한 각각 1000억원과 2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조원에 육박하는 세수 결손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는 경제성장률 3.9%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예산을 짰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3%로 잠정 집계되면서 전망치와 실질성장의 괴리가 세수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같은 문제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09년에도 성장률을 4.0%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0.3%에 불과했다.이어 2010년엔 4.0%의 경제 성장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6.3%였다. 2011년에는 5.0% 성장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3.7%에 불과했다. 2012년에는 4.5% 성장을 내다봤으나 결과는 2.0%였다. 2013년에도 4.0% 성장을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3.0%에 그쳤다.

이같이 정부의 세수 판단 근거가 엇나가면서 3.8% 성장을 예견한 올해도 세수 부족은 명약관화할 전망이다. 내수소비와 생산투자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저금리, 저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조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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