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이 고객들의 탈세를 방조한 혐의로 HSBC홀딩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전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HSBC 스위스 프라이빗뱅킹(PB) 부문 고객 명단을 공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CIJ는 HSBC가 각국 왕실과 무기상, 독재자, 테러연루자, 유명스타 등 10만여 고객의 1000억 달러(약 11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HSBC도 과거 법률 준수 노력이 미흡했다며 폭로 내용을 인정했다.
이에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가 이 사안을 조사할 방침이며 필요할 경우 HSBC 측에 자료제출을 요청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법무부도 ICIJ의 폭로에 따라 지난 2012년 HSBC 돈세탁 연루 혐의에 내렸던 기소유예를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은행은 멕시코 마약조직 등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19억 달러 벌금을 내고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기소유예 조건에는 향후 5년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HSBC 이외 다른 글로벌 은행 등에 대해서도 탈세 방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HSBC는 환율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