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현대차와의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의 수수료 인하 압박 근거인 1~3일의 짧은 신용공여기간을 한달로 늘리며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출시를 준비하는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 부담을 놓고 카드사와 캐피탈사간 마찰을 빚고 있어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신용공여 기간이 30일로 늘린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위해 7개 캐피탈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카드 외에도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도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카드복합할부는 신용카드로 차를 구매할 때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대부분을 캐피털사로 이전해 할부대출금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다. 일반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보다 금리가 연 1%포인트 가량 낮아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판매사들이 너무 높은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물고 있다며 수수료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자 카드사들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새로운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것이다.
문제는 신용공여기간을 기존 1~3일에서 한달로 늘린 만큼 캐피탈사들은 0.2%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0.2%의 추가비용 중 85%인 0.17%를 캐피탈사가 부담하고 15% 수준인 0.03%만 카드사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캐피탈사에 전달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캐피탈사 관계자는 “현대차와의 갈등으로 인해 카드사들이 신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추가비용을 전가하려 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기존 복합할부 상품도 마진이 적었지만 추가비용이 더 지출되면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역시 새로운 복합할부 수수료 인하에 타격을 받는 곳은 캐피탈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연홍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신용공여기간이 증가하면 결국 카드사의 비용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카드-캐피탈 사이의 수수료 배분구조도 재조정될 수 밖에 없어 제휴 여전사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