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설앤컴퍼니가 청구한 ‘캣츠’ 부정경쟁행위금지(제호사용금지) 청구소송에 대해 ’캣츠’ 제목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제3부 (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 1월 29일 뮤지컬 ‘캣츠’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어린이 캣츠’ 제작사 극단 뮤다드(대표자 유정)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제호사용금지)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캣츠’ 제작사 설앤컴퍼니는 지난 2010년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어린이 캣츠’ 제작사 뮤다드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세계 4대 뮤지컬 ‘캣츠’의 어린이 버전이라는 혼동을 줄 수 있는 ‘어린이 캣츠’를 제목으로 사용하지 말아달라”며 부정경쟁행위금지(제호사용금지)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1심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년 4월 22일 “‘캣츠’와 유사하고 혼동가능성 있는 ‘어린이 캣츠’를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 주된 판결내용은 “공연제목 앞부분에 추가된 ‘어린이’는 관람 대상을 한정하는 수식어 일뿐, 중요한 부분은 ‘캣츠’라 할 수 있는데 외관과 호칭이 유사하다”며 “‘캣츠’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뮤지컬’ 등의 광고문구에서 ‘캣츠’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보여지며, 수요자들이 ‘어린이 캣츠’를 ‘캣츠’와 동일 혹은 유사한 공연으로 혼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2심 법원은 2012년 1월 11일 “이 사건 표지는 설앤컴퍼니를 그 출처로 하는 뮤지컬 ‘캣츠’가 공연상품의 식별표시로서 기능하였다기보다는 공연에 등장하는 캐릭터 고양이를 제목에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상품 출처표시나 식별표지기능이 없다”라고 1심 판결 내용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뮤지컬 ‘캣츠’는 2003년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체결한 설앤컴퍼니에 의해서만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돼 왔으며, 그 공연기간과 횟수가 상당하다. ‘캣츠’라는 제목은 단순 내용표시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수요자에게 뮤지컬 ‘캣츠’ 공연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되어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대상인 타인의 영업표지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위 대법원판결에 관하여 설앤컴퍼니측 사건담당변호사인 이태헌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내에 그 공연횟수와 공연기간이 상당하여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뮤지컬의 제호에 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상표권으로서의 법적보호를 강화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대법원의 뜻이 존중 되어질 전망”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