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 파수꾼 ‘FDS’] 수상한 거래 꼼짝마! 핀테크 보안 지킴이

입력 2015-02-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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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금융거래 패턴 분석 범죄 의심거래 사전 차단… 은행 시스템 구축 박차…저축銀도 추진

핀테크(FinTech·금융·기술)가 금융권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IT의 발달로 금융거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모바일로 진화함으로써 금융권에 새로운 먹거리를 가져다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혁신적인 핀테크 상품을 출시한다 해도 보안이 철저하지 않으면 정부와 금융권의 핀테크 활성화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초 발생한 카드사들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가 또 다시 터지면 소비자들이 핀테크를 외면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금융권에서는 핀테크 활성화에 발맞춰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FDS란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단말기 정보나 접속정보, 거래 내용 등 다양하게 수집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심거래를 탐지하고 이상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단기간에 수십 차례에 걸쳐 예금을 인출하는 등 기존 고객의 거래 패턴과 비교해 수상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부정거래로 인식, 거래를 즉각 차단시킨다.

예컨대 매달 약 50만원의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K씨가 있다고 가정하자. K씨는 어느날 한 가맹점에서 300만원어치의 물건을 사고 결제를 진행했다. 카드사는 K씨가 매달 사용하는 카드 금액보다 3배 가량 많았기 때문에 K씨에게 연락해 자초지정을 묻고 카드 사용을 승인했다.

이처럼 FDS는 고객의 생활패턴 등을 파악해 비정상적인 금전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FDS가 주목받는 것은 전자금융결제 수문장 역할을 하던 공인인증서를 비롯해 개인방화벽, 보안카드, 일회용비밀번호(OTP) 등 인터넷뱅킹 보안 솔루션을 무력화하는 공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고객 PC나 스마트폰 보안을 강화하는 솔루션으로는 금융사기를 차단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보안’이 전제돼야 한다며 금융사들이 조속히 FDS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거래가 쉽고 간편하게 이뤄지다 보면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핀테크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사항이 ‘보안’”이라며 “정보보안이 확보되지 않은 서비스는 결국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 역시 금융당국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FDS를 구축하지 않은 금융사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고객 정보를 다루는 직원들에 대한 보안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FDS를 도입한 곳이 3군데(신한은행·하나은행·BS은행)에 불과했던 은행권은 올해 들어 농협·외환·씨티은행 등도 도입해 적용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4월부터 기업은행은 하반기부터 FDS를 도입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연내 FDS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한 뒤 테스트 기간을 거쳐 도입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의 경우 지난 1998년부터 FDS를 도입하기 시작해 대부분 운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8개 카드사에서 14만8386건의 이상거래를 적발해내면서 금융사고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보험업계의 경우 대형 보험사는 개별적으로 전담조직을 설치해 FDS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회사가 가진 가입자 정보만 활용할 수 있고 업체 간, 생보·손보 업계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보험사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보험사기로 부당지급된 보험금은 2010년에는 72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38억원에 달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까지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869억원에 달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업계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험사기 FDS를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FDS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안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만 잡아놓은 상태다. HK저축은행은 최근 들어서야 FDS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안에 FDS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될수록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회사들이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금융당국이 정보 유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면 핀테크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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