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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모처럼 웃었습니다. 대주주인 보고펀드의 매각 추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동양 사태 이후 마음 고생이 많았을 구 사장으로서는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11일 동양생명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16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전년(2013년 4~12월) 대비로는 112.3%나 당기순이익이 늘었습니다. 총자산은 20조42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1% 증가하며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보장성 중심의 영업활동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이유도 있지만, 효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동양생명이 시행사로 참여한 판교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이 끝나 매각 차익이 발생한 겁니다. 동양생명이 밝힌 부동산 차익은 약 700억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 입니다.
동양생명은 2005년 동양메이저건설을 건설사로 선정하고, 판교에 397세대 규모로 임대아파트 사업을 했습니다. 이 임대아파트의 임대 기한은 10년인데, 10년 임대가 끝난 후 지난해 말에 분양전환이 완료됐습니다.
구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포화된 시장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올 한해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험난한 경영환경 가운데 매각 전까지 회사를 잘 이끌어야 하는 구 사장의 부담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부동산 호재 덕에 잠시나마 최대 실적의 기쁨을 구 사장이 누리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