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도 군사비를 확대함에 따라 전 세계의 군사비가 4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세계 군사 정세를 정리한 연례보고서 ‘밀리터리 밸런스 2015’를 통해 “2014년 전 세계의 군사비 총액이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 군사비 규모는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IISS는 우크라이나 위기와 중동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대두로 러시아와 중동 국가에서의 군사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군사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방국가 역시 군사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럽의 안전 보장이 냉전 종결 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난해 크림반도 사태 등을 계기로 러시아의 군사 영향력이 확대돼 유럽의 형세가 변화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2014년 러시아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700억 달러(약 77조35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미국(3.3%)과 유럽(1.4%)을 웃도는 수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대 러시아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올해 GDP 전망치는 마이너스(-) 3%가 예상되고 있지만 2015년에도 러시아는 거액의 군사비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역시 러시아와 함께 군사비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랍의 봄’ 이후의 대응과 지속되는 시리아 내전 그리고 IS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비용 확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항공과 해양에서의 군비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비용은 전년 대비 12% 증가해 아시아 전체 군사비요 규모에서 38%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에는 28%의 점유율을 보였다.
한편 러시아, 중동 등과는 대조적으로 서방국가는 재정난에 따른 군사비 감축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서방국가의 군사 균형 존재감이 더욱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