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기로 했지만 다음 투자처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경쟁 과열로 자산가격이 치솟으면서 투자할만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대체투자에 총 45조원이 투입됐다. 대체투자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부동산, 사모펀드, 인프라 투자 등에 투자하는 방식을 뜻한다. 공단은 올해 투자액수를 약 4조원 증액해 49조원으로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9년 영국 HSBC 본사 건물을 1조 5000억원에 사들여 지난해 12월 카타르 투자청(QIA)에 매각해 배당수익 4190억원과 매각차익 5410억원 등 총 9600억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지난 2011년 매입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햄슬리빌딩 등도 투자금 회수에 착수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또 독일 금융그룹 도이치뱅크의 제2 본사로 쓰일 빌딩을 준공 전 3500억원에 ‘입도선매’했다. 연 7% 이상의 안정적 수익과 더불어 빌딩이 신축되는 2016년, 매입대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대체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이 비중 또한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다양한 투자처 발굴과 투자전략 수립에 매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전 만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 연기금에서도 대체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먹거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3대 연기금은 물론,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등 공제회까지 대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사들도 해외 대체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상반기에 신규 전문인력을 최대(65명)로 늘려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강화 업무에 투입시킬 예정이다. 시장경쟁이 과열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현재와 같은 수익률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같은 저금리 저성장 분위기에서 대체투자에 비중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라고 평가해 올해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 충원과 전략적인 투자계획을 더욱 체계적으로 짤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