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2월12일 夏病冬治(하병동치) 여름에 걸리는 병을 겨울에 고친다

입력 2015-02-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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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입춘도 지나 겨울이 다 가고 봄기운이 도는 것 같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를 잘 넘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동병하치 하병동치(冬病夏治 夏病冬治)’라 하여 겨울 병을 여름에 고치고 여름 병을 겨울에 고친다고 한다. 이 말의 요체는 병이 들기 전에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킨다’는 뜻이다.

겨울에 잘 걸리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질병은 많다. 천식, 호흡기감염(감기, 인후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 노인성 만성 기관지염, 비염·축농증, 면역기능 저하 등이다.

건강 관리가 제일 어려운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질병은 주하병(注夏病)이다. 이 병에 걸리면 밥맛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몸이 후끈거리고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몸속의 양분이 부족해지고 기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병은 겨울을 잘 지내면 피할 수 있다.

사람은 큰 병을 앓아봐야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조지훈 시인은 ‘병에게’라는 시에서 병을 친구처럼 말한다. ‘잘 가게 이 친구/생각 내키거든 언제든지 찾아주게나/차를 끓여 마시며 우리 다시 인생을 얘기해 보세 그려’(마지막 부분 인용). 그러나 병은 안 걸리는 게 가장 좋다. 조지훈도 이 시를 발표하고 4개월 뒤에 타계했다.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소설 ‘홍루몽’의 작가는 조설근(曹雪芹·1715~1763 추정)이다. 탄생 300년인 올해 중국에서는 4월부터 각종 행사가 열린다. 주 행사는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전 세계 ‘홍미(紅迷·홍루몽 애독자)카니벌’이다.

그 조설근이 쓴 ‘홍루몽’에 ‘병이 올 때는 산이 무너지는 듯하고 나을 때는 실이 뽑히듯 한다[病來如山倒 病去如抽絲]’는 말이 나온다. 명언이다. 병은 대번 걸리지만 낫기는 쉽지 않으며 고통이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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