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력을 상실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긴축경영 기조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부문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2공장에 투입될 자금 조달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을 위해 12일 1461억4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주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3세가 41.8%의 지분을 소유한 제일모직인 만큼, 이번 투자 집행은 이 부회장의 바이오 사업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3만ℓ 규모의 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완공되는 2공장에 875억500만원을 투입한다. 15만ℓ 규모의 2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18ℓ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의약품 위탁생산 회사(CMO)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기존 투자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2공장 설립은 마무리단계로, 1년여의 안정성 검증 기간을 거쳐 2016년 상반기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585억9900만원 규모의 자금은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개발(R&D) 투자금으로 사용된다. 지난 2012년 삼성그룹이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서이 2011년 뒤늦게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지 4년여 만에 첫 성과를 거두는 등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R&D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유럽의약국(EMA)이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 판매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년 이상의 심사기간 이후 판매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류마티스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 등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본격적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내세운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바이오 사업은 미래성장성이 가장 큰 분야”라며 “2010년 발표한 △태양광 △자동차용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의 신수종 사업 중 태양광은 사실상 철수 수순이고 LED는 해외사업을 접은 상태여서 바이오 부문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