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월 2만대 시대] 북적대는 강남 수입차거리 “한 달 기다려야 살 수 있어요”

입력 2015-02-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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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도 매장은 북적, 매장별 가격 차이는 여전한 문제

“이 차량은 한 달쯤 기다리셔야 됩니다.”

12일 오후 7시, 서울의 대표적인 수입차거리 중 한 곳인 서울 영동대로의 한 수입차 매장을 찾았다. 한 차량을 지목한 뒤, 언제 인도 받을 수 있냐고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해당 딜러는 “계약금을 바로 내면 최대한 빨리 빼내겠다”는 호언도 했다.

◇평일에도 북적거리는 수입차거리= 이날 영동대로 일대의 수입차 매장에는 자동차를 구매하러 온 적잖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말끔한 정장을 빼입고 온 김시완(37)씨는 “이번에 성과급이 많이 나와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바꿔보려 한다”고 말했다. 부부들도 많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40대 부부는 “가격이 내린 수입차가 많아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면서 차량을 인도 받기 위한 대기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BMW의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는 구입 후 2개월이 지나야 차를 받을 수 있다. 닛산의 ‘캐시카이’와 푸조의 ‘2008’ 등 최근 주목받는 수입 신차도 족히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수입차 매장의 한 딜러는 “대기기간이 긴 차량이 인기 있는 차량”이라며 “이 때문에 일부러 ‘대기기간이 긴 차량이 뭐냐’고 묻는 고객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의 대기기간이 길어지자 물량이 풀릴 때 판매량이 크게 뛰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국내에 436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업체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판매량은 전년 동월의 2773대에 비해 57.5%나 뛴 수치다.

벤츠코리아의 이러한 약진은 ‘S클래스’의 국내 수입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S클래스는 지난달 국내에 1242대가 판매되며 월 기준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의 ‘에쿠스’(921대), 기아차의 ‘K9’(475대) 판매량마저 웃도는 수치다.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서도 수입차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장별, 딜러별 가격 차이는 여전히 문제= 매장별, 딜러별로 수입차의 가격이 차이가 큰 것은 여전한 문제점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수입 디젤 차량의 판매 가격차이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BMW의 서울 영업점 두 곳을 돌아보며 BMW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20d’ 모델을 기준으로 견적서를 뽑았다. 6390만원의 차 가격은 모두 800만원을 선 할인해줬다. 그러나 선입금 납입 후 36개월 할부로 구입하자 금리가 딜러마다 최대 2%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가격 격차는 150만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한 영업사원은 “사실 연초에는 지난해 연식 재고를 빨리 내보내기 위해 할인폭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는 9월부터 환경규제인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이 엄격해지는 것도 수입차가 판촉을 강화하는 이유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수입차업체의 디젤차 재고는 악성재고로 남을 수 있다.

영동대로의 한 수입차 업체 영업사원은 “같은 차라도 디젤 모델은 100만원 더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고무줄 가격은 미국, 유럽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수입차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수입차 업체는 때로 재고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지만, 인기 제품은 비싸게 팔면서 시장 가격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0만~3000만원대 판매가격의 수입차가 늘고 있지만 통계상 수입차 평균 판매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5000만원 미만 수입차의 판매 비율은 2010년 49.2%에서 2012년 47.2%, 2014년 44.5%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수입차업체의 고무줄 가격이 시장가격 인하를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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