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설/구경거리] 전국 방방곡곡 박물관이 살아있다!

입력 2015-02-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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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자연사박물관

설 연휴 가족 나들이 계획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다. 가족은 많고 갈 만한 곳은 한정돼 있다. 내가 가려는 곳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서 가족 나들이엔 돈도 필요하지만 정보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찾아보면 탁 트인 경관 속에서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지가 많다.

가슴 트이는 바다 풍광을 보여주는 시화방조제를 지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대부도에 닿으면 맑고 순수한 감성을 일깨우는 체험 공간들이 기다린다. 대부도 유리섬이다. 겨울 햇살처럼 반짝이는 유리공예 작품을 감상하고, 블로잉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유리 조형물과 갈대밭이 어우러진 야외 산책로도 멋지다. 닥종이 인형과 전통의 멋이 밴 한지 공예 작품을 만나는 종이미술관도 특별하다. 베르아델 승마클럽에서는 말과 교감하는 체험 승마도 가능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전북 무주 태권도박물관

강원 속초의 국립산악박물관에서는 산악 강국이 된 우리나라의 등반 역사를 볼 수 있다. 산에 젊음을 바치고, 산과 함께 인생을 보낸 산악인 50여 명과 고 김정태, 김영도, 고 고상돈, 고 박영석, 오은선 대장 등 5명이 실제 사용하던 장비와 유물을 만날 수도 있다. 암벽체험실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높이 10m 인공 암벽에 오를 수 있고, 고산체험실에서는 해발 3000m와 5000m 환경에서 트레킹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강원 원주시는 조선 초기부터 500년간 강원감영이 있던 도시다. 관찰사의 업무 공간이자 중앙의 정치 이념과 문화를 지역에 전하던 감영은 정보가 가득한 책도 출판했다. 자연스레 목판을 제작하고 종이를 만들어 책 보관 기술도 발달했다. 원주시 곳곳에 감영이 있던 시절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자리한다. 책을 만들기 위해 글자나 그림을 나무에 새긴 아시아의 목판과 판화를 수천 점 소장·전시하는 고판화박물관, 한지부터 현대의 종이까지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뮤지엄 산(SAN), 책과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눈앞에 펼쳐놓은 오랜 미래 신화미술관이다. 진밭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겨울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지난해 10월 9일 개관한 서울 용산구의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시실과 한글놀이터, 기념품점, 카페 등을 고루 갖추었으며, 관람객을 위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글과 관련한 자료와 전시물이 흥미롭게 꾸며졌으며, 세종대왕의 업적을 현대미술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한글놀이터와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도 마련됐다. 이웃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이 집대성된 곳이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이태원은 여러 문화가 융합된 지역으로, 한국 최초의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이 가볼 만하다.

전남 목포 하면 옛 가요 ‘목포의 눈물’과 유달산이, 홍어와 낙지 같은 맛깔스러운 남도 음식이 떠오른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 가지 더 있다. 목포는 박물관 투어를 떠나기에 안성맞춤이다. 박물관 사이 거리가 가깝고, 자연사부터 수중고고학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목포자연사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둘러보고, 차로 10분 거리인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까지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목포의 정신이자 상징인 유달산, 구도심에 남은 근대 문화유산, 최근 복원을 마친 목포진역사공원까지 둘러보면 알찬 목포 여행이 완성된다.

▲경북 보령 대가야박물관

충남 공주로 떠나는 박물관·미술관 체험 나들이는 타임머신을 탄 듯 흥미롭다. 현대미술에서 출발해 삼국시대를 거쳐 선사시대 유적까지 아우르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계룡산을 등지고 자리한 임립미술관은 충청남도 사립 미술관 1호로, 1997년에 문을 열었다.

경북 고령은 대가야의 도읍으로 500년 대가야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고령읍 대가야로 지산삼거리 주변에는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이웃한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 두 공간을 아우른다. 세 장소 모두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로, 대가야의 생생한 문화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만나보기 좋다. 1박 이상의 일정이라면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의 통나무펜션에 묵으며 주변을 돌아보길 권한다. 펜션 단지 옆에 산책로가 났는데, 능선에 자리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거쳐 대가야박물관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좋다.

사진ㆍ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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