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익숙한 설 연휴가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떡국과 윷놀이, 차례를 지내는 모습까지 낯설지만 정겹고 유쾌한 풍경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기쁜 설 연휴가 그다지 반갑지 않은 사람도 있다. 헝가리에서 온 배구선수 다비드 싸보(25·우리카드)다.
그는 올해 1월 13일 한국에 도착해 9일 만인 22일 첫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다비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까메호의 하차 후 라이트 공격수로서 팀에 합류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고,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다.
설 연휴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비드는 설 연휴 동안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19일 대한항공과의 인천 경기에 이어 22일 OK저축은행과의 안산 경기가 펼쳐진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까메호를 대신해 입단했지만 아직 적응 중이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기 때문에 한국 문화나 선수들과의 호흡도 미흡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비드와 달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설 연휴를 맞는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 한새의 선두 질주를 이끈 샤데 휴스턴(29)과 샤샤 굿렛(25·이상 미국)이다.
물론 이들에게 설 연휴는 사치에 불과하다. 20일 KDB생명과의 구리 경기 외에도 훈련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한국땅을 처음 밟은 이들의 목표는 오로지 팀의 우승인 만큼 우리은행 한새의 상승세가 흥겹기만 하다.
정장훈 우리은행 한새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과 똑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설 연휴라고 해서 별다른 걸 기대할 수는 없다. 워낙 인성이 좋은 선수들이고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 결과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