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표 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 공동여론 조사로 인준여부를 결정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발언을 계속 쟁점화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 임명동의나 해임 건의는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 부여된 권한이자 의무"라면서 "국회의 최종 의견을 표결이 아닌 여론조사로 결정짓자는 것은 헌법 무시고 의회부정이며 총선 불복"이라고 지적했다.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리 인준 여론조사 제안은 반헌법적 착상이고 반민주적 꼼수"라며 "총리 인준뿐 아니라 국회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을 정당지지도를 따져 결정하자면 승복할텐가"라고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문 대표는 한때 49%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였고 지금은 제 1야당을 이끌고 있다"며 "위상에 걸맞은 큰 정치를 보여달라"고도 주문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원내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음날 본회의 출석을 독려하며 표단속에 주력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야당의 본회의 불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족수 충족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반란표 발생 차단에도 부심했다.
여당 단독으로 표결할 경우 국무위원을 겸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을 포함해 해외출장 의원들이 모두 귀국해 재적 의원 과반(148명)을 무난히 충족할 것이라는 게 원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한다면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을 포함해 일부가 반란표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어 통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부결 사태까지 이를 정도의 무더기 반란표가 쏟아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야당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부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하시는 분들이 들어와서 반대표를 던지면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는 대의(大義)를 택하고 소인은 소리를 택한다"며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며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한다는 뜻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