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게 아니라는 뜻으로 야구의 묘미를 함축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팬들은 뻔한 경기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더 좋아한다.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15 구단별 연봉 통계를 발표했다. 올해 1군에 첫 진입하는 kt 위즈를 제외하고, 소속선수 연봉 총액 최고액 팀은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라이온즈로 87억3200만원이었다. 최저액은 KIA 타이거즈로 44억 400만원으로 두 팀 간 연봉차는 43억 2800만원이었다. 삼성의 연봉으로 KIA 2팀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최고액 팀과 최저액 팀의 연봉차는 지난 시즌 35억7600만원(삼성 75억8700만원, NC 40억1100만원)보다 훨씬 벌어졌다.
프로구단의 전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돈이다. 부자구단이 자본을 앞세워 스타선수를 싹쓸이한다면 팀간 전력차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흥행에 악영향을 끼친다. 실제 입장수입 및 관중 수 추이를 살펴보면 인기 구단의 활약 여부와 함께 순위싸움의 긴장도, 즉 팀간 전력차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 팀간 지나친 전력 불균형은 야구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구단 간 전력 균형을 위해 선수보류조항제도, 연봉조정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연봉 총액을 제한하거나 재정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제도는 없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연봉총액을 제한하는 사치세를 통해 전력 평준화를 꾀하고 있다.
사치세는 단체교섭협정에서 정한 연봉총액의 한도액을 초과하는 구단이 일정 비율의 금액을 리그사무국에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사치세를 통해 상대적으로 재정 규모가 큰 대도시 연고 구단이 스타플레이어들을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고, 리그에 납부된 세금을 재정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소도시 연고 구단에 지원해 영세 구단이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는 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하고있다.
실제 메이저리그는 사치세 도입 이후 영세 구단의 스타플레이어 고용이 늘고, 부자 구단의 스타플레이어 영입은 줄면서 팀간 전력불균형이 해소되는 효과를 봤다.
시즌 내내 어제 1위였던 팀이 다음날 최하위로 처질 수 있는 프로야구. 경쟁이 뜨거울수록 프로야구 발전의 원동력인 팬들의 관심과 사랑은 더 뜨거워진다. 사치세 도입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