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로서 단편부문에서 경쟁한 나영길(33) 감독의 ‘호산나’가 14일(현지시간) 제6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단편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호산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작품으로, 나 감독이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아 연출한 작품이다.
나 감독은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끝없는 절망으로의 추락, 그러나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의 단편 황금곰상 수상은 2011년 박찬욱ㆍ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 이후 두 번째다.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연출한 ‘택시’는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영화는 지난해 중국 영화 ‘백일염화’(디아오 이난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택시’는 파나히 감독이 스스로 노란색 택시를 몰고 다니며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다양한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을 담았다. 파나히 감독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로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조카 하나 사이디가 대리 수상했다.
‘블랙 스완’ 등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심사위원장은 “파나히 감독은 예술혼을 잃지 않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영화는 예술, 공동체, 조국, 관객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고 밝혔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2006년과 201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황금곰상 다음 영예인 은곰상은 칠레 파블로 라르라인 감독의 ‘더 클럽’에 돌아갔다. 최우수감독상(은곰상)은 폴란드의 말고차타 주모프스카 감독과 루마니아의 라두 주데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곰상)과 남우주연상(은곰상)은 영화 ‘45년’에 출연한 영국 배우 샤롯 램플링과 톰 커트니가 각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