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잃은 공직자]전문가들 “관피아법, 사전규제보다 행위규제 강화해야”

입력 2015-02-16 10:22 수정 2015-02-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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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ㆍ현직 공직자간 유착 관계 단절을 위해 무조건적인 취업 제한보다 행위 제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공익을 희생한 사익 추구 행위는 틀림없이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공직자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관피아의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20~30년간 공직생활을 통해 획득한 경험과 지식을 퇴직 후에도 국가ㆍ사회의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문성이 공익보다 민간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 취업 제한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행위 제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디 어디는 못 가’만 얘기하지, ‘이런 건 하면 안 돼’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단순히 취업 제한을 강화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책임과 권한을 주고 행위 규제를 강화하면, 즉 직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면 민관유착의 고리를 단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업에서 경력을 쌓아나가는 방법을 제안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피아(기재부+마피아)의 경우 CEO 등 임원이나 감사가 아닌 금융회사의 현업직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것은 찬성”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금융지주사의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근무 경력 3년 이상을 요구하는 ‘금융기관 근무이력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력을 인정 받아 승진하는 것이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롭고,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관피아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에 대해 민간기업의 경우 주주들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기업의 경우 (관피아에 대해) 주주들이 판단하면 된다”면서 “관피아의 근본적인 해법은 주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는 제도적 환경과 인프라 구축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단순히 취업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편법 등이 발생해 현실과 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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