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가 온다] 입원실+간병+통역+요리사 풀옵션 ‘황제성형’ 인기

입력 2015-02-16 10:56 수정 2015-02-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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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맞춤형 VVIP 패키지

성형외과가 거리에 즐비한 압구정역 일대, 건물마다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여성들이 나와 차에 오르기 시작한다. 들리는 소리는 한국말이 아닌 중국어다.

메이(28)씨는 “A성형외과 중국인 관광객 VVIP 패키지에는 성형수술은 물론 호텔 숙박과 호텔과 병원 이동시 리무진 서비스까지 포함됐다”며 “내일 아침 수술 결과를 점검하기 위해 병원에 들릴 때에도 리무진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어 “그냥 수술만 받을 때보다 비용은 훨씬 비싸지만, 비용에 상관없이 최고의 서비스를 받고 싶다”며 “직접 경험해 보니 지인에게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편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요우커 맞춤형 마케팅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갑을 열 때 한번에 5000만원에서 1억원가량을 통 크게 지출하는 VVIP(초우량고객) 요우커들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VVIP 요우커들이 경제력과 능력을 과감없이 드러내며 돈을 쏟아내는 곳은 바로 성형외과와 피부과다. 압구정과 강남 일대에 밀집한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과거 성형 브로커를 통해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내고 요우커들을 접했지만,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손님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요우커를 상대로 제공하는 성형 패키지는 그 비용과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 제공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압구정에 위치한 A성형외과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브로커를 끼지 않고, 스스로 정보를 입수한 뒤 병원을 찾는 똑똑한 요우커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성형은 경제력과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고, 성형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자신만을 위한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이 VVIP 패키지로 내건 서비스에는 호텔식 입원실 제공과 간병인, 통역사 제공, 요리사의 환자식 제공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병원 관계자는 “요우커 매출이 한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70%를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강남의 B성형외과는 호텔식 입원실은 물론, 인근의 호텔 숙박도 제공한다. 중국인 환자들을 위한 간병인, 통역사 등 동원 인력만 100여명에 달한다. 이 병원 관계자는 “입원을 해야 하는 양악과 가슴성형을 제외하고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만 쉬면 되기 때문에 인근 호텔 숙박을 제공하게 됐다”며 “간호사가 직접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1 대 1 맞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호텔들의 걸음도 분주하다. 요우커의 취향을 고려한 특급 서비스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체크인 시 중국어로 제작한 호텔 이용 안내문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비상연락망·관광지 안내·교통편 안내 등 호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도 중국어 매뉴얼로 제작해 요우커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조식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메뉴를 추가하고, 요우커 투숙 객실에는 고급 차(茶)와 찻주전자를 제공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련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호텔 업계 처음으로 요우커들을 위한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한류 스타의 메이크업에 반한 이들이 그들과 똑같은 메이크업을 받고, 예쁜 모습을 사진과 앨범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감성을 적극 공략한 것이다.

병원과 밀집해 있는 호텔들은 죽과 수프 등으로 구성된 ‘환자식’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한 요우커는 “세종호텔의 환자식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 내 대표적인 ‘메디텔’로 알려져 있는 리츠칼튼은 A2층에 위치한 메이클리닉, 페보니아 스파 이용 고객들의 접근성을 위해 진입로 공사도 새롭게 실시했다.

면세점 업계는 전용 VIP 라운지 및 통역 제공 등의 기본 서비스와 더불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내 워커힐면세점은 최근 시계·보석 전문 매장을 리뉴얼해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철저히 요우커 입맛에 맞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몄다.

새로 오픈한 시계·보석 매장에는 브레게,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롤렉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부터 패션 시계 브랜드까지 약 70여개 브랜드 제품이 마련돼 있다. 중국 VIP 가이드가 365일 상주하며, 외국인 전용 VIP 라운지에서는 프라이빗 컨설팅을 비롯해 희소성이 높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에 상관없이 특급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요우커들의 취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런 취향을 잘 반영해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이 국내 업체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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