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업무용 건물의 범위를 넓혀 기업소득환류세제 면제 범위를 확대했지만 정작 유력한 수혜 대상인 현대차그룹의 실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기업소득환류세제와 관련,투자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인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업무용 건물 인정 기준을 '공장, 판매장·영업장, 물류창고, 본사, 연수원 등 기업이 직접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건물'로 규정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대차가 한전 부지터에 세울 신사옥과 전시 컨벤션센터 등이 대부분 업무용 건물로 인정될 공산이 크다.
호텔도 역시 현대차가 지난 2009년 정관에 '관광사업 및 부대사업'을 추가해 업무용 부동산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대차가 호텔 운영을 외부에 맡길 경우 해당 호텔 투자분은 업무용 건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또 개정안은 토지 취득 후 최대 2년 안에 착공하면 토지매입비를 모두 투자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내년에 현대차가 신사옥 건설 착공을 시작하면 한전 부지 매입비 10조원은 모두 투자로 잡히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으로 현대차의 세금 혜택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 또한 “올해 배당과 투자계획 등을 감안하면 옛 한전부지 인수에 따른 투자에 관계없이 현대차는 기업소득환류세를 낼 세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으로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 규모를 추정해봐도 150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개정안 중 건축비의 투자 인정 기준을 지출 시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현대차가 건축업자에게 2021년까지 매년 지급해야 할 건축비(최대 4조원)를 모두 2017년까지 선지급할 경우 건축비 전액이 기업소득환류세제상 투자로 인정받게 돼 세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