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바이오시대의 갈라파고스 ‘줄기세포’

입력 2015-0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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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파미셀 공시/IR팀 대리

지상 최후의 천국 ‘갈라파고스’를 아시나요? 심해의 화산 폭발로 생겨난 갈라파고스는 신이 바위비를 내린 것 같다고 기록될 만큼 황량하고, 1년 중 절반은 지독한 가뭄과 짙은 안개가 지배하며 밤이면 기온까지 뚝 떨어져 생명체가 살기 힘든 지옥의 땅입니다.

그러나 이 육지를 모두가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kg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을 하고도 물 없이 건기를 버티는 바다코끼리거북과 바닷가에서 먹이를 찾는 세계 유일의 도마뱀 바다이구아나가 이 땅의 주인입니다. 이들은 1억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생존할 수 있었고, 인간은 겨우 500여년 전에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뿐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항상 미지의 땅을 개척하며 살아왔습니다. 이 시대는 바이오산업이 가장 대표적인 미지의 땅이며, 그 정점엔 줄기세포가 있습니다.

줄기세포가 의약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입니다. 그러나 척박한 연구 환경 속에서도 갈라파고스의 바다코끼리거북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묵묵히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했던 이들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4개의 줄기세포 치료제 가운데 우리나라가 3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발견된 이후 문명이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처럼, 줄기세포가 제도권에 오른 이후 우리나라도 빠르게 관련 제도들이 정비돼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력의 발전 속도에는 미치지 못함을 목격합니다.

찰스 다윈을 놀라게 해 신학에서 과학으로 자연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갈라파고스처럼 대한민국이 줄기세포의 역사를 써내려갈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의 속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도 개선과 의학계·일반 대중들의 줄기세포에 대한 끊임없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바이오시대의 갈라파고스, 줄기세포의 진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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