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KT렌탈도 꿀꺽…신동빈 회장, 공격 DNA 살아나

입력 2015-02-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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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입찰 경쟁사 보다 2배 베팅…KT렌탈도 2000억 많은 1조 써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이어 KT렌탈 인수전에서도 과감한 베팅에 나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그룹 사상 최대 액수인 7조5000억원의 투자를 공언한 이후 첫번째 인수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알짜 기업을 놓치지 않으려는 신 회장의 공격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후계구도 논란 이후 더 강해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평가한다.

이번 KT렌탈 입찰전의 백미는 본 입찰 매각가격 보다 높게 써낸 신 회장의 베팅 본능이다. 신 회장은 KT렌탈 입찰이 혼전을 거듭하며 매각 가격이 7000억~8000억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높아지자 과감하게 1조를 웃도는 액수를 써내며 승리를 꿰찼다.

롯데그룹 KT렌탈 인수 관련 실무진들은 1차 입찰에서 7000억원대 가격을 써내며 경쟁자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시너지가 확실한 기업매물은 반드시 인수하라”는 신 회장의 특명에 힘입어 올해 첫 대형 M&A 성사를 목전에 뒀다.

앞서 신 회장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과감한 베팅을 앞세워 알짜 구역을 독차지했다. 롯데면세점은 구역별로 라이벌 신라면세점에 비해 최대 70%나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호텔신라가 써낸 금액 보다는 2배, 신세계보다 3배 가량 베팅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이 향후 5년간 부담해야 할 임차료만 3조6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과감한 베팅에 나선 건 면세점 사업의 상징성을 대표하는 곳이라는 점과 향후 중국인 관광객의 지속적인 러시 등을 예상해 높은 액수의 베팅에 나섰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KT렌탈 인수 건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면세점을 잇는 수백만 고객데이터와 사업 연계성을 바탕으로 렌터가 사업과의 극적인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1조원이 넘는 베팅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대형 할인점인 롯데마트 등을 통해 개인고객 상대 영업 확대가 가능하다”며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연계 상품 개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JTB여행사 등 다양한 렌터카 판매 연계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면에서는 아마 최적의 업체라는 평가다.

인수 후 곧바로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는 매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오비맥주 인수 실패로 단숨에 1위로 오를 수 있는 기업을 놓친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 회장의 공격 본능은 올해 더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올해 7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선다. 또 고용도 1만5800명을 신규로 채용한다. 신동빈 회장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후계 논란 이후 롯데가 사업에 임하는 색깔이 변했다. 입찰이나 기업 인수전에서 실무자들의 비장감이 느껴질 정도”라며 “투자액수가 늘어난 만큼 신 회장의 공격적 경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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