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매각 연기, 단순 실수인가… 의도적 서류 누락인가

입력 2015-02-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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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자금난 끝에 법정 관리를 신청한 2014년 8월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
17일로 예정됐던 팬택 매각 본계약 체결이 연기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 에셋이 구성한 컨소시엄 측이 보낸 팬택 투자계약 서류 중 일부가 누락됐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팬택 매각 결정을 이번 설 연휴 이후에 내리기로 했다.

업계에는 이번 팬택 매각 연기를 놓고 두 가지 관측이 나온다. 먼저 투자서류의 단순 누락이다. 가벼운 절차상의 문제로 원밸류 측이 보충 서류를 제출하면 되지만,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날은 조지 워싱턴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본계약을 앞두고 원밸류 측의 마음이 갑자기 바뀌어 의도적으로 투자서류를 미비했을 경우다. 일각에서는 매각 체결에 앞서 인수 대금이 송금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팬택 매각 대금 1000억원은 매각주간사 삼정회계법인이 산정한 팬택의 청산가치(1505억원)를 고려할 때 적정한 수준이라는 업계의 분석과 달리, 원밸류 측이 어떠한 이유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원밸류 측은 매각 대금으로 1000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추가로 1000억~2000억원의 운영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은 본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 결과를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이번 일이 해프닝으로 끝날지 무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밸류 에셋 매니지먼트는 미국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 인터넷 쇼핑몰 투게더MS와 국내 전선제조사 갑을메탈, TSI자산운용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 인수에 참여했다. 원밸류 에셋을 제외한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원밸류 에셋이 경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1500억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금액과 인수후보자의 분리매각 요구 등으로 매각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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