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머리 화두'는…'증세·개각' 등 정치권 촉각

입력 2015-02-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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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의 '밥상머리 민심'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밥상여론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과 4월 재보궐선거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밥상에서는 담뱃세 인상, 연말정산 논란, 건강보험료 체계 개편 등 3연타로 불거진 '증세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이번 설을 맞아 '민생 보듬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미 등돌린 민심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연휴를 앞두고 여야간 격돌 끝에 국회에서 표결 처리된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을 비롯해 4개 부처 장관 인사, 설 이후 예정된 비서실장 교체 등 청와대 개각을 놓고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정산·담뱃세 인상 후폭풍…'세금문제' 최대 화두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따른 직장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가운데 민생경제와 직결된 정부의 조세정책을 놓고 '유리지갑 털기'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이 아직도 잠재워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복지 재조정' 카드를 내세워 여론 잠재우기에 나서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증세·부자감세 철회'라는 프레임으로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채 공방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새누리당은 일단 설 연휴가 끝나는 23일 오전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열고 연말정산과 관련된 후속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추가 납부세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3~5월에 나눠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추진될 예정인데 민심이 상할대로 상한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책 혼선을 불러일으킨 오락가락 정부의 대응 태도도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 방침을 밝혔다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를 번복했고, 보건복지부도 건보료 개편 논의 백지화 발표에 이어 재추진하기로 번복해 논란이 됐다.

증세·복지 논쟁을 둘러싼 설 민심에 따라 여야간 입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만큼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안 여야를 불문하고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진 증세·복지 논쟁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언제든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완구 인준·靑개각 '갑론을박'

설 연휴를 앞두고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일단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은 피하게 됐지만 4개 부처 개각과 맞물리면서 설 밥상에서 '얘깃거리'로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극회 여야 표결에서 찬성 148, 반대 128, 무효 5명으로 총 7표차로 이 후보자의 인준안이 통과돼 '반쪽총리'라는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여기에 후속 개각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와 후임 인사를 제외하고 4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만 단행돼 설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인적쇄신으로는 효과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장관급 인사에서 현역 의원으로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각각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발탁됨에 따라 내각에 참여하는 총리·장관 겸직 새누리당 현역 의원의원이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 이후에는 비서실장과 특보단 인선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설 민심이 이번 개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가 여야 정국 주도권을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번 개각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정책에 잘 반영할 수 있는 적임자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국정운영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 당·정·청 소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영록 대변인은 "야당 쪽 인재를 포용하는 것을 기대하진 못해도 여권 내에서도 두루 인재를 골라써야 하는데 결국 '친박(친박근혜)' 인사 아니냐"며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과 기능이 있는데 결국은 청와대에 잘 보여서 장관 한 번 해보자는 인사 줄서기 성향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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