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TV 중 가장 진화한 유형인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TV의 액정필름 재료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의 프리미엄 TV 가격이 내려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IHS와 TV 업계에 따르면 55인치 퀀텀닷 TV 한 대에 쓰이는 액정필름 재료 가격은 최근 1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퀀텀닷 TV의 원리는 전류나 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발현하는 양자(量子·퀀텀)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일종의 필름 형태로 부착해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퀀텀닷 재료 물질의 불안정성이다. 양자 결정은 고온에서 매우 불안정한 탓에 일반적인 LCD 패널을 만들 때처럼 디스플레이에 필름을 입히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채택된 것이 ‘큐디시트(QD sheet)’로 불리는 원격광학구조의 증착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그냥 필름을 붙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재료 물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55인치용 패널 필름을 증착하는 재료 값만 100달러가 훌쩍 넘었다고 한다.
퀀텀닷 TV가 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여러 업체가 퀀텀닷 재료 생산에 뛰어들자 이런 문제가 해결됐다.
진공유리튜브에 양자 결정을 증착하는 방식으로 제조공법이 바뀌면서 효율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수율(불량 없이 제품을 양산하는 비율)이 좋아지면서 액정필름 재료 값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나란히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TV를 선보였다.
삼성·LG와 달리 일본 소니와 중국 TCL은 카드뮴계 퀀텀닷 재료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계 재료를 사용하면 발광효율이 친환경 재료를 쓴 것보다 더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는 2018년까지 소량의 카드뮴계 퀀텀닷 재료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TV 제조에 허용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퀀텀닷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희소식이다.
삼성 SUHD TV는 최근 국내 출시행사에서 소개된 제품 가격이 55인치형 549만원, 65인치형 790만원이다. LCD 기반 TV로는 최고가 수준이다.
LG전자의 신제품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TV 업계 관계자는 “최상급 모델에 적용한 퀀텀닷 TV 재료 가격이 떨어지면 세트(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퀀텀닷 TV는 현재 초기 모델이라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