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서로 간의 돈독한 호흡이 후반부의 긴장감 있는 전개, 두드러진 캐릭터 소화력과 섞여 ‘힐러’의 작품성에 대한 호평을 낳았다. 작품의 높은 완성도는 배우의 뿌듯함이자, 보람이다.
“작품을 결정할 때, 캐릭터건 작품이건 둘 중 하나라도 얻어가자고 생각하는 주의에요. ‘힐러’의 경우, 두 가지 다 얻게 됐죠.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사실 쉼 없이 곧바로 ‘힐러’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개과천선’에서 함께한 김명민 선배님 덕택이었답니다.”
박민영은 전작인 MBC 드라마 ‘개과천선’의 교훈으로 하여금 한 단계 성장했다. 그녀는 “사실 현장에서 배운다는 게 말이 안 됐지만, 연기를 정말 잘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늘 선배님들의 모습을 유심히 턱 괴고 봤다. ‘개과천선’ 후반부에 김명민 선배님이 제게 ‘이번 캐릭터가 아쉬운 만큼 쉬지 말고 바로 이어서 작품해. 거기서 터뜨려’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털어놨다.
김명민의 조언을 따른 박민영은 ‘힐러’를 통해 균형감 있는 연기력을 과시하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예쁘장한 외모만이 아닌, 옹골찬 연기 욕심으로 가득해 더욱 매력적인 배우 박민영이다. ‘힐러’의 유지태, 김미경뿐 아니라, 전작 속 김명민, 김상중 등 함께 호흡한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심은 늘 발전을 도모하는 자양분으로 되돌아온다.
“김상중 선배님은 절 보면 안아주세요. 멀리서부터 제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셔서 말예요. 드라마 ‘시티 헌터’에서 만났고, 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하고요. 제 주변엔 이렇게 좋은 분들만 많은 줄 모르겠어요. 제겐 모두 나침반이 되시니까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미스테리한 캐릭터 유미로 데뷔해 눈도장을 찍은 뒤,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SBS 드라마 ‘시티헌터’, MBC 드라마 ‘닥터 진’, ‘개과천선’ 등을 거친 박민영은 어느새 안정적인 연기 기량을 펼치는 주연급 여배우로 성장했다.
“스스로 ‘저분이 있는 곳이면 맞는 데야. 저 눈빛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건 맞는다는 얘기야’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선배님들께 저는 ‘눈 보고 많이 받았다. 감정 몰입이 저절로 됐다’고 이야기해요. (상대방이) 눈으로 하는 말 자체가 때로 제게 있어 눈물을 흘리게 하거든요. 또 (선배님들은) 그걸 다 받아줘서 고맙다고 하시는데, 그런 교감을 시청자분들도 고스란히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유지태 오빠 눈만 봐도, 지창욱씨의 눈만 봐도 그랬듯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