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원만 더 오르면 ‘전셋값=집값’

입력 2015-02-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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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아파트 전세가율 100% 육박…깡통전세 주의보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수도권은 물론 서울에서도 실계약기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를 넘어 100%에 육박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전세 계약이 이뤄진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SK아파트 전용면적 59m²의 전세 보증금이 2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 단지의 같은 면적 아파트는 2억49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900만원에 불과했다. 전세가율도 96.4%로 지난달 성북구의 평균 전세가율(73.4%)을 크게 웃돌았다.

또한 재건축 이주로 전세난이 심각한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용 59m²는 지난달 최고 전셋값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이 단지에서 같은 면적대의 아파트가 3억4000만원에 매매돼 전세가율이 97.1%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1차 59㎡ 아파트 전셋값은 2억9000만원 정도로 매매가 3억2000만원과 30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경기도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 한신아파트 60㎡는 지난달 거래된 전세가가 최고 1억7000만원으로 같은 아파트 실제 거래가격(1억6900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근본적 이유는 전세 물건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 결과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0.2%로 199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로 개별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0%를 넘어선 곳이 적지 않다.

고양시 화정동 옥빛주공15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신고된 전셋값이 1억7500만원으로 같은 달 거래된 매매가(1억9900만원)의 88%에 달했고 수원시 권선동 대원신동아 60㎡도 지난달 신고된 전셋값(1억7500만원)이 매매가격(2억원)의 87.5%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전셋값 급등세는 매매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 동아에코빌 단지의 경우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가 10건이고 순수 전세 계약건은 3건에 그쳤으며,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 역시 지난달 전세 계약건수(9건)보다 매매건수(10건)가 더 많았다.

때문에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깡통 전세는 한 번 일어나면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 “가능하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60~70%를 넘지 않는 걸로 계약하고 선수위, 근저당 설정 등을 꼼꼼히 따져 거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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