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고속 인수’ 진퇴양난…IBK펀드, "제값 받겠다…협상 결렬시 매각 하반기로"

입력 2015-02-23 10:36 수정 2015-02-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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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그룹 재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꼬인 실타래는 쉽게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호고속 경영권을 보유한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가 금호고속 인수 적정가격을 놓고 박 회장과 협상 결렬 시 매각을 하반기로 넘길 수 있다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사실상 박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10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한 소멸을 볼모로 반드시 제값을 받겠다는 의지다. 박 회장이 산정한 금호고속의 적정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지만 IBK펀드는 금호고속의 기업 가치 등을 고려해 5000억원 수준의 최종 매각 제안서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과 IB업계에 따르면 IBK펀드는 이날 오후 박 회장과 금호터미널에 금호고속 우선매수권 행사와 관련한 최종 가격을 전달한다. 기업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에 7∼8배를 적용한 금호고속 매각가가 담긴 최종 매각 제안 공문을 금호그룹에 발송할 계획이다.

IBK펀드는 내달 9일까지 박 회장이 이날 제시한 금호고속 매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 곧바로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IBK펀드 관계자는 “금호고속 매각을 반드시 상반기 중에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무엇보다 적정한 매각가격이 중요한 만큼 하반기로 매각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2년 8월 금호고속 지분 100%를 인수할 당시 가격이 33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5000억원대의 자금을 회수해야 투자자의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어 반드시 이 선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호그룹은 “IBK펀드가 금호고속을 인수할 당시 손해를 안 보고 수익률을 맞춰 주겠다고 했다. 현재 적정 수익률을 운운하고 있지만 과하게 이익을 취하려는 속내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호그룹은 “IBK펀드가 기업조정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설립됐음에도 수익 실현을 위해 무리하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IBK펀드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공개경쟁 입찰에 부쳐지더라도, 인수전에 나설 투자자가 없어 매각 자체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한을 포기하더라도 금호그룹이 다시 인수 기회를 얻게 된다. 당초 박 회장은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올 상반기에 인수한 후 하반기 자산 유동화를 통해 금호고속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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