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의 비위행위가 발생한 리츠(부동산간접투자회사)업계 2위 광희리츠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광희리츠의 박광준 대표에 대해 ‘정직 및 감봉 3개월’의 징계를 할 것을 광희리츠에 요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감사 결과를 통해 박광준 대표가 동생과 용역거래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부분을 확인했다”며 “민간기업에 직접적인 인사권은 없지만 관리규정을 통해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광희리츠에서는 지난달 27일 각자대표이사인 김종국 대표가 또 다른 각자대표이사인 박 대표를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 3일 광희리츠에 경고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법인에 대한 경고에 이어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조치가 이뤄진 것은 혐의내용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와 투자자들은 이번 사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상장리츠 1호였던 다산리츠가 대표의 비리로 상장폐지된 후 4년만에 유사한 사태가 재현될 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때문이다. 지난해 내내 리츠 활성화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던 국토부도 사건을 무겁게 살피는 분위기다. 현재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광희리츠를 거래정지종목으로 지정해 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광희리츠 이사회에서 박 대표에 대한 해임안이 부결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도 보다 커지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광희리츠 거래정지 사유였던 ‘대주주의 배임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회사 대표 자리를 유지한다면 향후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실질심사에서 아무래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제기된 배임혐의 내용과 관련해 검찰 등에 이의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표는 “상대 측(김종국 대표)이 일방적으로 제기한 내용에 불과하다”며 “(제기된 혐의 내용은)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