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23일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수소차 개발의 중심지인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차기 모델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수소차 경쟁력을 갖출 것과 미국에서의 수소차 시장 선점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회장은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평소 격려와 덕담과 같은 무겁지 않은 주제를 주로 말하지만 23일 회의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이 수소차 경쟁력 강화란 특명을 내린 것은 일본 토요타와 혼다 등 다른 업체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13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다른 업체들이 수소차 전용 모델을 내놓으면서 선두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수소차 충전소의 대대적인 확충에 나서면서 수소차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회장이 미국 시장을 거론한 것은 수소차 경쟁력이 판가름 날 전장이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는 일본에서 1500대가 사전예약됐다. 현대차의 ‘투싼ix 수소차’ 판매량(2013년 이후 국내 판매 20대)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미라이의 판매는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힘입은 측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투싼ix 수소차와 미라이가 미국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가 양사의 수소차 경쟁력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일반 소비자에게 수소차를 판매하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중순 미국과 유럽에 미라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라이의 추격을 떨쳐내기 위해 2016~2017년에 수소차 전용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수소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는 시기를 기점으로 시장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업체 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