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의 적(適)은 누구?…유통 대기업 금호산업 인수전 불참

입력 2015-02-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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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활을 걸고 뛰어든 금호산업 인수전에 호반건설과 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대거 참여했다. 현금유동성이 가장 풍부하다는 호반건설과 사모펀드까지 가세하면 금호산업의 인수전은 초반부터 열띤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유통 대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산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호반건설을 비롯해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 MBK펀드, IMM펀드 등 사모펀드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날 인수가격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LOI 접수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히는 절차인 만큼 안갯속에 머물렀던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서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중인 금호산업 지분 57.5%의 매각에 착수했다.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가져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다. 다시말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고구마 줄기 엮듯 금호그룹 핵심계열사들이 따라오는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채권단 보유 주식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활용하면 경영권 인수 기준인 과반 지분 획득이 가능하다. 박 이날 금호산업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을 앞두고 열린 임원회의에서 "우리가 인수 의지가 있으니 인수전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할 게 없다"며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밝혔다.

하지만 박 회장 입장에선 입찰자가 많을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인수금액이 상승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워낙 커 변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날 임직원들에게 걱정할 게 없다는 뜻을 전한 가장 큰 이유다.

이날 인수전에 참여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복심(腹心)에도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시장이 김 회장의 복심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6000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2013년 말 개별 기준으로 약 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과 매도가능증권 규모도 2543억원에 이른다. 단기대여금 2243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은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이 없을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을 동시에 놓칠 수 있다. 박 회장이 가진 우선매수청구권의 이점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결국에는 호반건설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하고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KDB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달여 간의 심사를 거쳐 예비투자적격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예비투자적격자로 선정되면 채권단이 배포한 투자설명서를 참고해 3월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 없이 본입찰을 바로 진행해 4월쯤이면 금호산업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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