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감에 공급 차질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최대 3% 뛰었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업체인 가즈프롬이 이날 “우크라이나가 선불로 낸 가스공급량이 2일분, 2억1900만㎥밖에 없다”면서 가스비를 더 지불하지 않으면 공급 중단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날 가즈프롬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이 중단되면 이 나라의 파이프라인을 통한 유럽 지역으로의 가스공급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경고는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추가적인 도발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 신문인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는 지난 18일 정부군과 친러시아파 무장 집단의 전투로 공급망이 망가져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쿠 주에서 무장 집단이 지배하는 지역으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가즈프롬에 대해 친러시아파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도록 지시, 가즈프롬은 19일부터 직접 공급을 시작했다. 가즈프롬은 가스대금은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의 보증금에서 제해, 우크라이나에 수출할 수 있는 가스의 양이 줄었다고 주장하고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쪽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던 유럽이다. 유럽은 현재 가스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 산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즈프롬의 노르트스트림, 블루스트림,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등 3대 파이프라인을 통해 전 유럽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9년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을 때,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트레이더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에 차질을 우려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지표인 영국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 10월초 이래 30% 가까이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린 가운데 온화한 겨울 날씨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지난달부터 서서히 오를 조짐을 보였다. 네덜란드 정부가 지진을 유발할 위험성 때문에 북부 흐로닝겐주 가스전의 가스 생산을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다. 네덜란드 언론들은 지진 위험이 높은 흐로닝겐주 로페르줌 지역 가스전의 생산량은 앞으로 3년간 80% 감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530억㎥의 천연가스를 생산했다. 그러나 천연가스 생산 감축 계획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425억㎥로 감산하고 2016년에는 400억㎥를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