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의 신규 규제정책에 타격을 받은 자산규모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이 헤지펀드 등을 비롯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예금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는 저금리가 장기화돼 예금을 유지하는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강화된 규제에 맞춰 예금규모에 대한 준비자금을 축적시켜 대형 예금주들이 예금을 다른 투자처로 옮기는 것을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JP모건은 뉴욕 본사에서 개최된 ‘연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미국 당국의 새로운 ‘자본과 유동성 규제’에 따라 헤지펀드, 해외은행, 사모펀드(PEF) 등 대형기관투자가들로부터 받은 영업 외 예금에 수수료를 물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금 수수료 규모는 은행과의 관계, 예금규모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고객별로 다르게 부과될 예정이다.
JP모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리안 레이크는 “영업 외 예금이 은행에 최소한의 순수익만을 남기고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이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당 조치로 올해 말까지 대형 예금주들이 1000억 달러(약 109조9700억원) 규모의 예금을 꺼내 가도록 하는 것이 JP모건의 계획이다. JP모건이 기관투자가로부터 받음 예금액은 약 3900억 달러 가운데 영업 외 예금규모는 20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9월 미국 당국은 금융위기 등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영업 외 예금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은행들에 영업 외 예금에 대해서는 일반 예금보다 더 많은 유보금을 보유하도록 하는 강제성 규제를 만들었다. 은행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유보금은 예금 종류에 따라 달라 외부 유출 우려가 적은 소매예금에 대해서는 은행이 예금액의 3%가량의 유보금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그러나 기업,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일부 예금에 대해서는 최소 40%에서 100%까지 늘어난다. 이는 고객에게 받은 예금을 은행이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을 막아 은행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